한국장애인재활협회(회장 김인규)는 정부의 기후위기 재난대응 체계 수립에서 장애인이 배제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며, 장애포괄 기후위기 재난대응 체계 수립을 요구하는 바이다.


정부는 현행 재난관리체계가 기후위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10월 2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기후위기 취약계층인 장애인을 포함한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이 수립되었다는 점은 환영할 만 하나, “함께 만드는 모두의 일상이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이 무색하게도 장애인을 위한 대책은 실효성이 미비한 상태이다.


정부가 발표한 장애인 안전 대책은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개선(2024), ▲재난 안전분야 공공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확대 등이다. 특히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확대의 예시로 재난 상황뿐만 아니라 현재도 이용하기 어려운 '저상버스'를 명시하였다. 하지만 해당 사항만으로는 기후위기 재난 대책 논의에서 '장애인'에 관한 사항이 심도 깊게 다루어졌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장애인에게 기후위기는 재앙이다. 기후위기는 홍수, 화재, 태풍, 지진 등의 재난으로 이어지며,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의 장애인은 재난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앙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지난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에서 대피소에 장애인이 없는 것을 목도했다. 옆에 이동을 지원해주는 이가 없어서, 이동할 수 없어서, 어디인지 몰라서 대피소로 가지못 한 장애인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화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화재 사고에서 장애인의 사망 비율은 비장애인의 약 5배인 57.4%로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2023)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화재의 빈도가 증가되고 대형화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우리나라 올해 상반기(1~6월) 간 자연재해로 인한 화재 빈도가 전년 대비 63% 확대되고 있다. 2022년에는 서울 신림동 홍수가 발생하여 장애를 가진 2명의 국민이 우리 곁에서 세상을 떠났다. 기후위기가 장애인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 단원갑)은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가장애인 재난 대응 체계 미비를 꼬집은 바 있다. 장애인이 재난으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대책은 부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인안전종합대책(2017년~2021년)이 별도로 수립되어 운영이 되었음에도 2021년 기준, 장애인차별금지법 수범기관의 57.6%는 재난대응/대피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협회는 UN장애인권리협약 위험상황과 인도적 차원의 긴급사태(제11조)에 따른 장애인의 안전할 권리뿐만 아니라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보장을 위해, 기후 거버넌스에서의 장애인 참여를 요구한다. 친환경 장애차별주의(에코-에이블리즘) 현상 해소, 재난 상황 시 장애인 안전 계획 수립, 장애포괄 기후위기 대응방안 마련 등을 위해서는 중앙안전관리위원회,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등에 장애인 당사자 참여가 필수적이다.


또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2조(정의)에 안전취약계층으로 장애인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것과 같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제2조(정의) 정의로운 전환에서 장애인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취약계층을 명시하고, 제10조(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의 수립ㆍ시행)에서 장애인 등 취약계층 안전 대책에 관한 사항 등을 명시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복지법, 장애인등편의법, 장애인활동법 등 여러 장애인 정책을 분석, 발전시켜 기후위기 대응 효과를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각각의 정책들이 지닌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재난 상황에서의 위험 경감까지 도모 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안전망을 촘촘히 구성해야 한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녹색 사다리가 되는 한편, 기후위기 취약계층인 장애 포괄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의제화되어 국민의 녹색 사다리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2023.11.01.


한국장애인재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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